누구나 다 같이
사랑한다고
절실한 그리움과
애타는 정열 속에
우리는 헤어지지 않아요
지구의 끝, 아니 우주의 끝까지
같이 갑니다.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을 때까지
아니예요.
죽음도 우리를 갈라 놓지는 못해요.
아아, 누구나 다 같이 사랑한다고
너와 나 밖에 없다고
애틋한 절규가 오열처럼 터질 때
우리 둘의 포옹은 화석으로 변해도 되요
사랑은 영겁의 불길이기에.
사랑 II
마디마디 얼킨 손가락
살며시 풀어지며
허리를 감싸안은 그대와 나
그대는 누구일까요
지금 나는 없는 것 같아요
내가 느껴지네요
사랑한다고 몇천 번을 되풀이해도
채워지지 않는 이 목마름은 무엇일까요
당신이 무엇이길래 내가 없어졌나요
당신이 무엇이길래.
사랑 III
비가 옵니다
그대로 맞고 가지요
흠뻑 젖은 머리카락에서 어깨로
차가운 물방울이
손끝으로 떨어져오면 그 손으로
당신의 입술을 어루만지고 싶어요
야릇한 탄력이 전류처럼
손가락 끝에 떨리면
심장의 고동이 멎을 것만 같아
얼굴을 하늘에 대고
하염없이 빗줄기를 맞아봅니다.
사랑 IV
아버님,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오직 당신 생각만으로
나를 때려도 사랑하기에 맞습니다
매를 드는 이유가 엉뚱하여도
또 하나의 사랑을 눈빛에 느껴
나는 조용히 매맞습니다
바다사람을 산사람이 모르고
산사람 바다사람 모르니
가보고 올라봐야지
틀림없이 사랑은 있는 것 같아
매를 드는 사랑도 사랑이려니
납득할 수 없는 매를
무릎꿇고 맞아드려요.
사랑 V
사랑은 이별의 시작
이별은 아픔의 시작
아픈 마음에 남아 추억에 잠들게 해
만나면 사랑을 하고 때로는 미움으로
상처를 남기게 해
다시는 사랑하지 않으리
그런 사랑은
다시는 만나지 않으리
그런 아픈 만남은
소중히 간직했던 아름다운
내 사랑을
다시 만날 때까지.